CONCEPT ART & SHORT STORY :: 06. 요나가 소우시로(世長創司郎) 번역
원문 :: https://jackjeanne.com/special/cass/
CONCEPT ART & SHORT STORY|ジャックジャンヌ 《 JACKJEANNE 》
『ジャックジャンヌ 《 JACKJEANNE 》』CONCEPT ART & SHORT STORY
jackjeanne.com
「잭잔느(JACKJEANNE)」 메인 캐릭터 일동의 오리지널 쇼트 스토리(short story) & 컨셉 아트(concept art)
요나가 소우시로(世長創司郎)
◇
그 어느 날엔 같은 꿈을 꾸었고, 지금도 아직 그 꿈속에 있다.
──여기는?
갑자기 확 트인 시야로 따스한 햇살이 눈앞을 채우듯 느릿하게 퍼져나간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주변을 돌아보니 보이는 것은 저를 초대하는 듯한 토리이(鳥居) 하나. 그 안쪽에는 꿈결처럼 우두커니 서있는 신사가 있다. 그 풍경을 보고서야 요나가 소우시로(世長創司郎)는 떠올렸다.
「소우 쨩!」
풍경과 기억이 연결되는 것과 동시에 어린아이의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요나가의 몸이 움찔 떨린 것은 그것이 몸에 배인 애칭이었기 때문이다. 돌아보자 이쪽으로 뛰어오는 세 명의 아이들이 보인다. 가장 앞서 달리는 아이는 큼직한 눈동자를 가진 사랑스러운 소녀. 바로 뒤를 따르는 아이는 여자아이보다는 몇 살 많아 보이고, 또 그녀와 아주 닮은 유려(優麗)한 소년. 그리고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소년이 그 둘을 뒤쫓는 것처럼 열심히 달리고 있다.
──나야.
요나가는 무심결에 숨을 집어삼킨다. 동시에 확실히 이해했다.
이건 꿈이다. 먼 옛날의 꿈을 꾸고 있다.
「소우 쨩! 빨리 연극 놀이하자!」
소녀가 어린 요나가의 손을 잡는다.
──……쨩.
요나가는 소녀의 이름을 부른다. 하지만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아이들은 요나가의 옆을 지나 토리이 너머의 신사 안쪽으로 뛰어들어갔다.
──아, 기다려……!
그들을 따라 요나가도 토리이를 넘어갔다. 그러자 요나가의 마음을 비웃듯이 세 명의 모습이 흐릿해진다. 셋 뿐만이 아니다. 방금 전 건너왔던 토리이도, 신사도, 요나가 본인마저 사라져 간다.
「그럼 오늘은 소우 쨩이 주인공이야!」
사라지지 않은 것은 아이들의 즐거워 보이는 목소리뿐.
──기다려.
요나가는 울부짖는다.
「제발, 잠시만 기다려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침대 위, 그는 마치 이야기의 도입부처럼 손을 내뻗은 채 깨어났다.
「아……」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빛. 지잉─, 지잉─, 기상을 독촉하는 알람 소리.
아침이다.
「일어나야지」
하루가 시작된다. 우물쭈물 준비를 마치고 기숙사 식당에서 아침을 욱여넣은 뒤 조금 늦게 학교로 향했다.
「어디 보자……」
유니베일 가극 학교의 오전 시간에는 전문 강사들에게 무대에 관한 여러 가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어떤 수업을 들을지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기 때문에 동기라고 해서 전부 같은 수업을 듣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요나가는 찾아보게 된다.
(아……)
작은 키에 마른 몸인데도 다른 학생들에게선 느껴지지 않는 강한 심지가 돋보이는 학생. 오늘 꾸었던 꿈속에서 함께 연극 놀이를 하던 소꿉친구다. 지금은 같은 반 동기이기도 했다.
「좋은 아……」
「수업 시작한다」
말을 걸어보려는데 운 나쁘게도 강사가 들어왔다. 소꿉친구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유니베일의 수업은 봐주지 않고 진행된다. 황급히 자리에 앉아 다시 한번 힐끔 소꿉친구를 바라본 뒤에야 수업을 들었다. 새롭게 배운 것 투성이인 수업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버리고 시간은 어느덧 오후가 된다. 이제부터는 쿼츠의 반 합동 연습이었다. 연습장에 1학년부터 3학년이 전부 모여서 5월 말에 있을 신입생 공연을 연습한다.
「네네─, 그럼 지금까지 했던 걸 한 번 더 해보자─!」
자주성이 요구되는 유니베일 가극 학교에서는 무대도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간다. 쿼츠의 연습을 주관하는 것은 반장인 네지 코쿠토(根地黒門). 대본부터 연출까지 직접 하는 천재다.
「고학년은 1학년들을 확실히 체크해줘!」
네지가 막힘없이 지시를 내린다.
「그럼 잔느는 이쪽으로 집합」
앞으로 나선 것은 쿼츠의 알 잔느인 타카시나 사라후미(高科更文)다. 누구에게나 상냥하지만 압도적인 화려함을 내뿜는 그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요나가는 긴장하게 된다. 그건 비단 후미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도 아니었다. 성실한 시선으로 잭들을 지도하는 쿼츠의 잭 에이스 무츠미 카이(睦実介)도, 네지를 상대로도 주눅 들지 않고 노래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트레졸 시로타 미츠키(白田美ツ騎)도, 이 모든 이들을 잘 조합해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네지도, 전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있다. 자신 따위가 지금 여기에 있어도 되는 걸까 불안해질 만큼의 힘이. 요나가처럼 부담을 느끼는 1학년은 적지 않으리라.
「……좋─아, 그럼 일단 휴식!」
네지의 호령을 듣자마자 1학년들은 지친 표정으로 주저앉았다. 요나가도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마른 목을 축인다. 그런 와중에 다른 행동을 하는 동기가 있었다.
「야, 오리마키네가 춤추는데」
오리마키 스즈(織巻寿々)다. 요나가는 무심코 그를 찾았다. 마음이 술렁이는 것은 어떠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
스즈의 댄스 파트너로서 마주 보고 있는 건 요나가의 동기이자 소꿉친구인 그 아이. 아마도 스즈가 연습 중에 익힌 것을 확인해보기 위해 그녀에게 부탁했겠지. 그녀── 그래, 그녀.
남자가 남녀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연기하는 이 유니베일 가극 학교에 여성인 소꿉친구가 있었다. 자신의 성을 숨기고 이 남학교에 입학한 것이다.
「좋아, 간다!」
「응!」
그녀는 스즈의 말에 대답한 뒤 그의 손을 잡고 춤추기 시작했다. 둘 다 무대 경험이 없어 여기저기 서툰 구석이 있는데도 어쩐지 사람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이야~, 눈이 부시구먼요」
반장인 네지가 그 둘을 보고 흥미롭게 중얼거린다. 옆에 서있던 후미도 「그렇네」라며 동의했다.
「오리마키, 댄스는 아직 볼만한 수준이 아니지만 뭘 해도 눈에 띄어. 그렇지, 카이」
「……저 녀석이 오리마키를 잘 보좌해주기 때문이야」
카이의 눈은 스즈와 함께 춤추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원래는 잭이 할 일이죠, 그거」
카이의 말에 시로타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투덜거린다. 그래도 3학년 선배들의 의견에 공감하는 부분은 있는 모양이었다.
「뭐…… 궁합은 좋네요, 저 둘」
그 말이 요나가의 마음속 깊은 곳을 파고들었다. 처음엔 날카롭게 파고들었던 것이 점차 욱신욱신 아파온다.
(목, 마르네)
자신에게 변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연습실을 나와 의무처럼 물을 마신다. 하지만 물을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질 않았다.
그 뒤로도 연습은 이어지고 어느샌가 날이 저물어 교내에 불이 들어온다. 마침내 네지가 연습의 끝을 알리고서야 요나가와 스즈와 소꿉친구, 동기 셋은 연습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아─, 힘들다!!」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 스즈는 기운차 보이지만, 고개 한 번 끄덕이는 것도 벅찬 요나가는 발걸음도 눈꺼풀도 무겁다.
「그건 그렇고, 선배들 대박이지」
스즈가 연습을 돌이켜보듯이 말했다.
「노래도 춤도 연기도 완벽한데 우리를 가르치기까지 하는 거니까. 그걸 보고 있으면……」
스즈의 눈빛이 한결 강해졌다.
「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잖아!」
스즈의 열기에 요나가의 몸이 떨릴 만큼 서늘해진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경험을 한 그들이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요나가는 무심결에 소꿉친구를 훔쳐본다. 그녀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스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도 분명 저쪽 편의 사람이리라.
요나가는 오늘 꾸었던 꿈을 떠올린다. 그녀의 곁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던 것은 먼 옛날의 추억. 이제 그녀는 나아가고, 자신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꿈속에 있다.
「……소우 쨩, 왜 그래?」
어느샌가 무표정하게 입을 다문 요나가에게 소꿉친구가 말을 걸어온다.
「야야, 괜찮아? 오늘 연습 힘들었지」
스즈도 돌아보며 요나가를 걱정해주었다.
「아, 괘, 괜찮아! 배가 고파져서」
「아─, 이해해」
대화는 두서없는 잡담으로 흘러간다. 그 편이 편했다. 요나가는 스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버릇처럼 그녀를 바라보았다.
「………!」
그러자 그녀와 눈이 마주친다. 어쩌면 아직 그를 걱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요나가는 얼버무리듯 웃어 보였다.
나는, 제대로 웃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