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515 - Fugio (겨울공 시리즈 이시다 스이 트위터 번역)
[원문]
https://x.com/sotonamix/status/1658066293784973313
하벤나의 봉관(蓬館 *역주 : 蓬는 '쑥'이라는 의미가 있음.) 뒷골목에서 후기오는 태어났다.
쑥팔이(ヨモギ売り)였던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를 단 한 번도 안아주지 않았다.
그리곤 아이가 사리분별이 가능해지기도 전에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봉관의 쑥팔이들은 틈이 날 때마다 번갈아가며 그를 보살펴주었다.
변덕에 휘말려 화풀이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되도록이면 그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후기오는 항상 웃고 있었다.
11살 즈음, 작은 문제를 일으킨 후기오를 봉관의 관주가 쫓아냈다.
후기오가 태어난 뒤 줄곧 부자 관계가 아니냐는 의심을 샀던 관주는 그가 지긋지긋했을 터다.
이를 불쌍하게 여긴 신부가 그를 거두어 주었지만, 성경 구절이 마음을 메워주진 못했으므로 그는 형태도 없는 무언가를 원망하게 되었다.
질 나쁜 남자의 권유를 따라 교회를 나와 아과(アグァ) 클럽에서 일을 시작했다.
소년 시절부터 변함 없는 미소가 여자들을 사로잡았다.
잘 맞는다, 라고 생각했다.
하벤나의 밤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부와 인정을 얻어도 후기오는 기쁘지 않았다.
필요한 것을 모두 얻은 그는 벌어들인 돈으로 봉관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내심 어머니의 모습과 그 온기를 원했던 걸지도 모른다.
쑥의 향기는 언제나 그리운 것이었다.
하지만 태어났을 때 채워지지 않은 것이 충족되는 일은, 없었다.
후기오는 가슴에 독화를 즐겨 장식했다.
치사의 독을 품은 그 꽃이, 자신이 태어난 봉관 뒷골목에 자주 피어났기 때문이다.
「믿고 싶은 걸 편하게 믿으면 된다. 어차피 아무것도 알 수 없을 테니까」
(네지 코쿠토의 창작 수첩에서 발췌 「Fug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