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점프 특별단편 - PARSLEY

제77기 5월 말
신입생 공연
"「지기─ 무서운 아이!」"
"「어째서… 어째서 인어들을 죽인 거니!」"
[앰버 공연]
"「녀석들에게는 육지로 올라올 자격이 없기 때문이야, 프리다」"
/
"「살아갈 각오가 없다면 네놈도 거품이 되어 사라져버려」"
"뭐야, 저 신인……"
"타나카미기… 츄이…?"
"오닉스! 차례가 왔다."
"집중해!"
"오닉스에 승리를!"
"오닉스에 승리를!"
"1학년! 나간다."
[신입생 공연 앰버 연극 「구슬과 물방울」이었습니다.]
"오닉스에 승리를!"
/
유니베일 가극학교.
남여 두 역할을 "남자만으로 소화하는" 가극을 배우는 학교.
/
남자 역을 「잭」
여자 역을 「잔느」라고 부른다.
개중에서도 주인공을 담당하는 잭과 잔느는
각자를 「잭 에이스」와 「알 잔느」라고 부르며,
유니베일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동경의 상징이다.
……………
/
내는 이거겠제.
…아니, 이 녀석이 훨씬 대단하다.
파릇파릇한 게 존재감 발군이니께.
PARSLEY
초등학생 때의 수학여행은 「가극의 거리 · 타마사카」
처음 본 유니베일의 무대
「나도 이렇게 되고 싶다.」
무대 위, 주인공인 잭 에이스가 너무나 눈부셔서
그렇게 생각했다.
/
댄스는 특기였다.
예전부터 오래 했으니까.
다른 과목은 「노래」와 「연기」
전혀 모르겠지만 내 나름대로 노력했다… 필사적으로
"1089번…"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
"있…다…"
하지만 내는, 금방 깨닫게 된다.
"넌 어느 쪽 지망이야?"
여긴 재능의 세상이고
"내는… 잭."
나에겐 그게 없다는 걸.
"꿈은 잭 에이스가 되는 기다."
/
안 되겄다.
덩치 좋네.
조각 같다, 듬쑥허네.
잘은 모르겄지만 「화려함」이 있다.
안 되겄다. 안 되겄다. 안 되겄다.
/
평범.
호리호리.
비교적 작은 키.
……내는
내는 여기선 눈에 띌 수가 없다.
[77기생 오닉스 1학년 스가치 키요하루]
/
유니베일은 네 개의 반으로 나뉘며 계절 공연에서 각자의 우열을 겨루게 된다.
반은 총 네 개.
「투명」한 재능이 반의 테마인 「쿼츠」
노래와 잔느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호화」의 「로드 나이트」
「암약」의 「앰버」
…그리고, 「오닉스」반의 테마는 「승리」
/
특기 분야는 「댄스」그리고 무엇보다 강력한 잭(남성 역)이 특장점인 반…
내가 소속된 오닉스는…잭의 「격전구」
게다가 입학한지 두 달째에 무명의 앙상블(조연)로 섰던 그 첫 무대───
/
무대 위에서 빛나는 다른 반의 주연 1학년들을 보며 내는 알게 되었다.
내는 "곁들여지는" 쪽의 인간이구나, 라는 걸───
/
"…… ……"
"타나카미기 츄이?"
"앰버였지."
"아직 1학년이래!"
"엄청 임팩트 있었어! 나 꿈에까지 나왔다니까!"
"다음 여름 공연에서도 잭 에이스 하려나!"
"헤에, 나도 체크해볼래!"
/
"「자아!」"
"「두려워하지 말고 내 손을 잡아!」"
"「네가 밤이라면, 나는 그걸 밝게 비추는 달이 될게」"
"「네가 꽃이라면, 나는 그걸 적셔주는 비가 될게…」"
…역시 멋지다.
이때의 잭 에이스……
/
……
……다르다.
뭔가 다르다. ……아니,
근육의 모양부터 내뿜는 화려함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르다.
이래서야 잭 에이스는커녕 잭도 택도 없다……
"오닉스 일동!"
/
"여름 공연의 목표는 타도 쿼츠! 물론 노리는 건 반 우승이다!!"
[76기생 오닉스 2학년(반장) 카이도 다케신]
"올해야말로 우리가 쿼츠의 무적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거다!"
……카이도 다케신 선배.
아직 2학년인데도 오닉스의 반장.
우수한 잭들이 모여있는 오닉스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존재.
/
「현역 유니베일 학생 중 최고의 잭」이라는 소문도 자주 들린다.
1학년 때부터 주연급 역을 잔뜩 맡았다는 듯 하다.
게다가 회사를 여러 개 운영하고 있는 그룹의 도련님이라던가 뭐라던가…
'일반 가정에서 자란 앙상블인 나랑은 천지차이제. 달과 자라. 오므라이스랑 파슬리다…'
"오늘은 여름 공연 작품을 발표한다!"
"연극 제목은 「창관의 윤무곡(론도)」!"
"「창관의 윤무곡」은, 귀족의 딸인 엘레나가 해적선장 레온에게 유괴당하는 걸 계기로 자유의 근사함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레온과 엘레나 두 사람이 주인공인가…
/
귀족의 딸 엘레나는, 부친의 명령으로 상델 백작과의 결혼을 강요당하며 귀족의 삶의 고통을 깨닫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엘레나가 탄 배가 해적선에게 습격당하고,
엘레나는 선장 레온이 이끄는 해적들에게 유괴당하고야 만다.
잭 에이스인 레온은 카이도 씨겠구먼…
'알 잔느는 누가 되려나?'
엘레나는 자유로운 해적들의 생활에 이끌려 엄격한 귀족의 세계와는 다른 레온의 삶의 방식과 신념에 마음을 빼앗긴다.
두 사람은 천천히 거리를 좁혀가고, 엘레나는 자유를 원하던 마음을 해방시켜간다…
/
…하지만, 엘레나의 탈환을 계획한 혼약자 상델 백작이 무장한 채 해적선을 습격하고
엘레나는 억지로 끌려가게 된다.
상델은 엘라나와의 결혼을 확정하기 위해 귀족들을 초대하는 무도회를 계획한다…
"엘레나는 손편지로 레온에게 무도회에서 구출해달라 부탁하지. 레온은 동료들과 함께 무도회에 잠입한다……… 무도회의 밤, 귀족처럼 차려 입은 레온은 엘레나에게 댄스를 요청하고, 두 사람은 무도회장에 있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탈출하게 된다……"
엘레나는 천진난만하면서 귀족의 고귀한 면도 갖췄구먼…
'…화려하기도 한 어려운 역할이다.'
추적자들에게 둘러싸인 뒤에도 엘레나는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상델 백작도 그녀를 지배할 수 없음을 깨닫고,
결국 엘레나는 레온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걸어가겠다는 결심을 굳힌다……
/
"───이상이 오닉스 여름 공연 「창관의 윤무곡」의 개요다!"
"그럼 이제부터 배역을 발표하겠습니다!"
"우선 잭부터… 잭 에이스 해적선장 레온은 나 카이도가 맡는다!"
"레온의 호적수 상델 백작은 3학년 미요시!"
"오오, 상델이 미요시인가!"
"카이도를 몰아넣는 역할인가. 재밌어 보이잖아."
"부선장 록은──"
/
…저 녀석 1학년인데 이름 있는 역할이구먼.
저 녀석도 ……
"…잭은 이상!"
…… ……
안 불렸다.
내는 또 앙상블인가……
"그럼 이어서 잔느를 발표한다!"
/
"알 잔느인 귀족의 딸 엘레나를 연기하는 건…… 스가치!"
/
"……스가치."
…… ……오닉스에
내 말고 스가치가 있던가
"……"
"스가치 키요하루, 대답해라."
낸가!
"네, 넵!!"
/
근디……
알 잔느?
주인공?
/
이거 내 대산가.
이것도 내 대산가.
"여름 공연까지 남은 건 2달도 안 돼……"
잭 지망인 내가 알 잔느…
그것도 1학년인 내가 주인공이라니…
"……괜찮……은 건가."
/
됐다. 밑져야 본전이제.
모처럼 선택 받은 기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제.
꾹
/
"죄, 죄송합니다!! 저, 저……"
"해적선 위에서 춤추는 건 익숙하지 않으니까, 엘레나 아가씨는."
"…농담이고, 움직임이 딱딱한 건 하다보면 풀릴 거야."
"다시 한 번 처음부터 간다!"
…그렇게 말해주긴 해도
아무리 봐도 '남자 둘'이 춤추는 것처럼밖에 안 보인다.
/
머리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움직임이 딱딱해져 간다……
「잔느라는 건 우째 하는 기고?」
「알 잔느가 뭔데?」
'댄스! 연기! 노래!'
/
'음청 어렵다!! 알 잔느!!'
"스가치─ 다음 장면 리딩 해보자."
"아, 그 다음엔 여기 노래 부분 회의 가능해?"
"네, 넵."
'할 게 너무 많잖어!!'
"「봐라, 저 새하얀 드레스를!」"
"「저게 귀족의 배라는 증거다」 「예의 화물을 싣고 얼른 퇴각한다」…"
"「녀석들아! 귀족들에게 한 방 먹여주자고!」"
"카이도 씨의 레온 박력 있고 멋지다!"
"아아, 본 무대에서도 빛나겠지."
"역시 "화려함"이 있달까!"
……"화려함"
/
엘레나는 귀족 아가씨지만, 해적들의 생활을 즐길 줄 아는 순진무구한 면모도 있다.
그러면서도 레온과 함께 섰을 때 지지 않는 존재감도 필요하제.
"곁들이는 것"에 찌든 내가 엘레나의 "화려함"을 끌어낼 수 있을까…
"힘들겠다~ 스가치."
"잔느는 화장도 배워야하고."
/
[카스미]
<뭐여 갑자기.>
"그니께 「화장」말여. 어케 하는 긴데?"
<뭐여 오빠야. 잭이잖어? 내한테 배워가 우짤라고. 남자 화장은 선배한테 배워라.>
<그게 아니라.>
"?"
/
"잔느다."
"? 「잔느다」?"
<잔느다.>
"누가?"
<내가.>
"…거짓말!"
<진짜다.>
<하아──!? 우리 오빠야가 여장하고 무대에 선다고!?>
"뭐 워뗘. 유니베일이잖어."
<뭐어──!?>
"부탁한다."
/
"……오빠야. 부담스럽다. 내 중학생인데. 엄마 부르까?"
<엄마랑 똑같은 화장을 하게 되잖어.>
"진짜 부탁할게. 선배들도 바쁘니까 니밖에 부탁할 사람이 없다…"
<…… ……알았다. 순서 정리해줄테니까 기다리!>
"──좋아. 뭐가 뭔데?"
…카스미. 고맙다.
"…그러니까, 「처음은 파운데이션」…"
오빠가 힘낼테니께 무대 위에서 빛나는 내를 보러 와라.
"내는 알 잔느. 귀족 엘레나다. 처음은 파운데이션이제."
/
카스미. 절대로 오지 마라.
'댄스! 노래! 연기! ……'
/
"수고했어."
"수고하셨슴다……"
"수고!"
"녹초가 다 됐다……"
"이제부터 돌아가서 화장 연습해야되는디 싫다~… 댄스 안무 확인도 해야하는디……"
/
누가 연습중인가…?
"…!"
타카시나 선배다.
[76기생. 쿼츠 2학년(알 잔느) 타카시나 사라후미]
/
1학년 때부터 쿼츠의 알 잔느를 맡았던 사람.
전설의 잭 에이스 타치바나 츠키랑 파트너였다.
카이도 씨가 「현역 유니베일 학생 중 최고의 잭」이라면
타카시나 씨는 「현역 유니베일 학생 중 최고의 잔느」……
타카시나 씨의 전신에서 들려온다.
“내가 알 잔느다.”
……
…아아
/
「화려함」이다.
빨리 자야하는디.
'내일도 아침부터 연습이다.'
………
댄스는 특기다……
하지만,
/
내가 아무리 연습을 해도, 거기까진 도달할 수 없다.
알 잔느라는 건 주인공이제?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역할이잖어?
타카시나 선배처럼 화려하고 존재감 있고……관객 모두의 시선을 빼앗아 올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
역시 내는… 곁들이는 것… 아니, 곁들이는 것조차 못 되는지도 모른다.내 때문에 오닉스가 지기라도 하면……
[6월 하순]
/
"……"
띵동
"…… ……음…"
띵동
삐삐삐삐삐…
"누꼬──!…"
"띵동……."
/
"우왁!?"
"나다."
"우와악!!?"
"…알 잔느가 없으면 연습을 못 하지."
"죄…."
"죄,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이 빠져서…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
"요즘 잘 못 자는 건가?"
/
"아…… ……넵."
"그게…… ……"
"……엘레나를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지…… 생각하다보니 그게…… 잠이 안 와서…"
"타카시나 선배…"
"…타카시나?"
"타카시나 선배가…… 연습하시는 걸 어쩌다 봤는데……"
/
"저는…… 알 잔느로서 발목만 잡는 게 아닌가 하고……"
"……아, 아뇨, 그냥 「좀 더 연습해」면 끝나는 거긴 한데요……!!"
"잠시 땡땡이 칠까."
"네?"
/
[찻집 미치노보우]
"맛있지!"
"네, 네……."
"타마사카 명물 「미치노보우」다!"
"엄청 쫀득쫀득하네요…"
/
"갑자기 주인공이니까 말이지. 좀 더 돌아다니다 갈까. 가끔은 이렇게 보내는 것도 좋아!"
괜찮은가, 나……
아직 못 하는 게 산더미처럼 있는데 늦잠 자고 놀고……
"어머! 카이도 군, 다음 공연도 기대하고 있단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우리 딸도 오닉스 팬이야!"
/
"꽃 한 송이를 사도 될까요?"
"그래."
"다양한 분들이 유니베일의 공연을 즐겨주고 계시네요."
"아아, 온 마을이 말이지! 물론 마을 밖에서도."
안 되겠다. 부담감이…
"근디… 꽃은 사서 어디 쓰시려고요?"
"'방문 선물'이야."
"'연습' 좀 봐달라고 하자."
/
「로드 나이트 기숙사」?
로드 나이트는 노래랑 잔느가 장점인 반…
'여기서 연습이라니 무슨…'
[음악실 / 로드 나이트]
"자, 소프라노 씨."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이거다.
이거다, 이거다!
"고음 대단해──"
'이게 잔느다!'
"어머, 정말?"
'여기 중 누구든 카이도 씨랑 같이 서면 제대로 남여로 보이겠어!'
평소에도 이런 건가, 로드 나이트.
일단은 남학교제, 우리.
"츠카사!"
"어머."
/
"정말 왔네, 카이도."
[76기생 로드 나이트(트레졸) 오시나리 츠카사]
오시나리 선배다……
"자, 선물이다."
'진짜 내랑 같은 성별 맞나…?'
"어머, 멋진 꽃이네."
"향이 좋다. 장식해둘까나~♪"
가창력 높은 로드 나이트에서도 오시나리 씨는 "트레졸"이라고 불리우는 가희의 최고봉이다.
"설마 이게 '답례'의 전부는 아니겠지. 「티올라」의 신상품 립스틱을 부탁했는데?"
"알고 있어. 대신 스가치를 부탁한다!"
그렇다면 "연습"은…… 노래?
'확실히 노래는 댄스만큼 자신있진 않지.'
/
"저기… '연습'이라는 게…"
"매일 밤 방에서 화장 연습 하고 있지? 오닉스에서도 가르쳐줄 수 있지만 잘 하는 녀석한테 배우는 편이 빠르겠지 싶어서."
'일단 카스미한테 배우긴 했지만.'
"어, 엄청 도움이 됨다."
"그럼 일단 한 번 보여줄 테니까 제대로 외워 가."
/
"무대를 앞두면 솜털도 정리하겠지만, 오늘은 그대로 할게? 키요하루는 털이 적은 편이라 애초에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베이스부터 시작하자."
"스펀지로 부드럽게 두드리듯 얼룩지지 않게…"
"파운데이션은 중앙에서부터 바깥을 향해서, 기초는 이런 느낌이야♥"
"……가면 같아요."
"후후. 조명을 받으면 날아가니까 두툼한 정도가 딱 좋아."
"잔느의 아름다움도 무대의 일부란다."
/
"하이라이트랑 쉐딩으로 입체감을 살려서…"
"부분을 강조해주는 거야."
'간지럽다.'
"「아름다움」에는 마법이 아니라 수고와 노력이 필요해♪"
"자, 메인 요리는 눈썹이랑 눈 화장♥"
"눈은 잔느의 생명…."
"여성스럽게, 생그럽게…."
/
"마무리로 입술…"
"끝났다♪ 가발도 쓰자♥"
"!"
/
오오……
내 맞나, 이거…
"실제 무대에 올라갈 땐 아이라인을 좀 더 짙게 그리고 화장품도 좀 더 잘 안 지워지는 걸 쓰겠지만… 오늘은 이쯤 해두자. 옷 갈아입어 봐♡"
"실리콘 가슴도 있지만 유니베일 무대에서는 잘 안 써. 가슴 쪽에 타올을 감는 정도로 충분히 그럴싸하게 보이거든. 엉덩이에도 볼륨 넣어두고."
'우와─…………'
/
"움직여 보는 건 어때?"
"네, 넵."
……
……할 수 있을 것 같아.
여자처럼 보여.
"와아, 예쁘다♥"
"스가치 군, 멋있어~♪"
/
무대 위에서라면 좀 더…
/
"오시나리 선배, 감사합니다. 정말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냐. 무대 기대할게♥"
"카이도 씨. 오늘은 이래저래 엄청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실 엄청 곤란했어서…"
"하하. 그렇다면 다행이다."
"오늘 배운 걸 잊어버리기 전에 복습해야…"
"가극 좋아해?"
"지금은 화장도 댄스도 배워야 할 것 투성이지만……"
"역시 저는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유니베일의 가극."
/
"…… 잔느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원래 넌 잭 지망이었지. 잔느를 강요 받고 있는 건 사실이잖아."
"…… …… 오늘 화장이 다 됐을 때요."
"제가 「엘레나」가 된 듯한 기분이었어요. …… …해보고 싶어요. 잔느."
"……."
"그런가. …다행이다."
"나도 가극이 좋아."
/
"하지만, 내가 무대에 설 수 있는 건 졸업할 때 까지만이다."
"네…?"
"……내가 유니베일에 입학한 건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야."
"우리 집은 어떤 그룹을 경영하고 있거든. 유니베일을 졸업하면 대학에서 경영을 배워서 회사 일을 해야 해."
"태어났을 때부터 진로가 정해진 가정이지."
"가극을 할 수 있는 건 유니베일에 있는 지금뿐이야."
/
"함께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가는 고통과 기쁨을 통해 팀워크랑 리더십을 배우라면서 부모님이 유니베일에 들어가라고 했지."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내가 아닌 누군가」의 인생을 살아가는, 그 매력을 알게 된 순간……"
"나는, 가극 그 자체를 사랑하게 됐다."
"그럼… 카이도 씨는 졸업하면 무대는…?"
/
"또 온 힘을 다해서 새로운 꿈을 꾸겠지."
"오닉스의 테마는 「승리」"
"하지만 전설의 잭 에이스 타치바나 츠키가 쿼츠에 있던 시절엔 우린 쿼츠를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어."
/
"타치바나 츠키는 졸업해서 이제 없지. 하지만, 나는 쿼츠의 압도적인 아성을 무너뜨리고 오닉스로서 반 우승을 얻어내겠어."
"그게 내가 유니베일에서 이루고 싶은 소망이야. ……선배들에게 물려받은 비원이기도 하지."
"꿈을 이루기 위해, 모두의 힘이…… 너의 힘이 필요하다."
"……하, 하지만 저는……. 알 잔느로서는…… 좀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유니베일 입학 시험 날, 나는 시험 보조 일을 했어."
/
그때, 우연히 네가 춤추는 모습을 봤지.
한 눈에 오닉스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
"우수한 잔느가 필요했어. 오닉스는 잭이 많지만 언제나 잔느가 부족하거든……"
"그래서 내가 오닉스가 지목하고 싶은 학생으로 네 이름을 골랐다. 너는 소질이 있어."
카이도 씨가 나를……?
"너는 바라지 않았던 일일지도 모르겠다만, 우리한텐 네가 필요해."
……보고 계셨던 기다.
/
이렇게나 평범하고, 화려하지도 않은 나를,
"저……"
이 사람은 필요하다고 해준 기다.
스스로를 "곁들이는 것"이라고 정해두고 "빛날 수 없다"고 믿으면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뭉겐 건 내 자신이었다.
/
"열심히 하겠습니다……."
믿어보자.
나는 이 사람을 믿어.
/
평범하고 화려하지도 않은 나를 카이도 씨는……아니, 카이도 씨 뿐만이 아니다.
오닉스의 모두가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 기다.
……보답하고 싶어……
/
…그렇다곤 해도, 우짜면 타카시나 선배를 이길 수 있는 알 잔느가 될 수 있을까……
"응…?"
/
도자기 가게인가. 잠깐 구경할까. 가끔은 이런 것도 좋제.
호오, 수제 느낌. 청기인가. 좀 찌그러졌지만 재밌네.
'찻잔이라도 사갈까.'
"…!"
/
평범하지만… 고아하고… 제대로 존재감이 있다.
오닉스엔 로드 나이트처럼 꽃을 장식해두는 화병이 없었지……
'꽃 한 송이 꽂아두기에 딱 좋아보이는데.'
'아니, 이거라면 화려한 꽃다발도 괜찮을 것 같다!'
……뭐라고 제대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나도 이렇게 되고 싶다.
/
"잭 에이스잖아!!"
"네가 리드하지 않으면 무대가 성립하질 않는다고!! 올해엔 우리만으로 타나카미기 같은 녀석들이랑 겨뤄야 하는데."
"나, 나도 열심히 하고 있어!! 타카시나한테 맞추려고 얼마나…"
"츠키 씨를 대신할 건 없다고! 그렇게 말할 거면 혼자 해!!"
"아아, 그개 낫겠네!!"
/
타카시나 선배다. (자주 만나는 구만, 나.)
상대도 쿼츠 학생?
'엄청난 박력…'
……저만치 대단한 사람이다.
파트너한테 요구하는 레벨도 높겄제……
옆에 서야 하는 잭 에이스의 부담감도 보통이 아니겄다…
본 무대…… 곧이니께.
잭인 사람의 기분도 이해가 가지만서도…
「혼자 해」라니…
/
"카이도 선배."
"누군가 했더니……"
"앰버의… 타나카미기 츄이인가."
/
"여름 공연. 앰버는 또 네가 잭 에이스라던데."
"주목하고 있는 학생은 모두 내 「카이도 노트」에 기록하고 있지. 정보 조사인가? 그렇다면 기쁘겠는데──……"
"아뇨. '충고'입니다."
"…'충고'?"
"오닉스는 앰버의 바로 뒷 순서죠. 그래서."
"……."
"반의 사기가 무너지지 않게 해주세요."
"아무래도 제 무대는 다른 연기자들을 '무너뜨리는' 모양이라."
/
"오닉스의 무대 기대하고 있습니다."
"츄이, 마지막 대사 바꿔도 되려나아."
/
"분장 못 끝낸 놈 있으면 여기 비었다."
"준비운동 해둬."
"네!"
'오닉스는 세번째…'
(1. 쿼츠 / 2. 앰버 / 3. 오닉스 / 4. 로드 나이트)
안 돼…… 엄청나게 긴장된다…
"오, 예쁘다. 엘레나 아가씨!"
"기대하고 있어, 스가치!"
"…응."
/
시작된다……
[제77기 7월 하순 여름 공연]
쿼츠 공연
/
타카시나 씨.
춤·표정 모든 부분 곳곳에서 여성스러움이 흘러나와.
완벽한 여성이 아니라서 오히려 『잔느』로서의 매력이 성립해서……
유니베일이 추구하는 잔느의 완성형 중 하나를 느끼게 된다……
역시
'대단해.'
그런데…
잭 에이스가 허수아비 같았다.
/
[앰버 공연]
"타키히메여!!"
"네가 하늘로 날아오른다면 나는 땅으로 돌아가면 그만……"
"하지만 답이 정해진 것을 알면서도 나는 손을 뻗는 것이다."
"들어라 망자들이여, 나는 이제 이 영원한 죽음을 놓아주리라…"
/
…… 뭐여… 이게……보통 잭 에이스한테 이런 괴물 같은 걸 시키나!?
대본이, 배우가, 무대에 놓인 모든 것이, 타나카미기의 재능을 끌어내고 있어.
저게 "타키히메" 역…
앰버에 저런 알 잔느가 있었나……
이질적인 존재감인데도 완전히 타나카미기를 살려주는 무대장치처럼 작동하고 있어.
……인간미가 "빈 껍데기"다.
앰버의 이상향… 아니, 그 이상의 무대.
거기에 이만한 박수갈채…
……꽤나 기분 좋겠제. 앰버 녀석들은……
'「나는 죽음이라」…… 엄청난 무대다. 이건… 견디기 힘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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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 모두 '받아버렸어'……
「잭」이 장점인 오닉스다. 저런 기이한 타나카미기의 잭 에이스를 봐버리면…
'타카시나 선배를 봤을 때의 나랑 마찬가지다…… 바로 뒤 순서인가…… 최악이다…'
이대로라면 오닉스의 무대가 망가진다…
어떡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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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기도 전에 질 생각이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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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완성도. 확실히 앰버의 무대는 압권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관객이 아니야. 무대를 만드는 쪽이다."
"관객을 매료시키고 즐겁게 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잖아."
"그런데도 그런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갈 생각인가?"
"지금까지 흘려온 땀을, 지새웠던 밤을, 그것들을 전부 너희들 손으로 헛되게 만들 생각인가!?"
/
"그런 무대를 하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습했던 건가!? 그게… 「승리」를 표방하는 오닉스의 모습인가!?"
"진정한 "패배"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카이도 씨……"
"우리는 「승리」의 오닉스다!"
"맞아……"
"오닉스의 이름을 등에 진 이상,"
"아직 무대에 오르기도 전이었는데……"
"우선 스스로부터 이겨내!"
"그걸 위해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을 무대에 쏟아붓는 거다!"
"오닉스!!"
"오닉스에 승리를!!"
/
대단해.모두의 정신이, 마음이… 돌아왔다.
"오닉스 시작 3분 전입니다."
이거라면……
……드디어인가.
'몸통이 통째로 심장이 된 기분이다.'
어떻게든 모두들 무대에 설 수 있을 것 같아……
'!'
/
!…… ……
……2학년이자 반장. 꿈은 오닉스의 반 우승.
무대에 서는 건 유니베일에 있는 지금 뿐……
얼마나 큰 부담감이 이 한 사람을 짓누르고 있는 걸까.
/
이 사람은 내를 줄곧 이끌어 줬다.바보다, 내는.
강하기만 한 사람이 어디 있다고.
"1분 남았습니다."
이래서야 진짜 "곁들이는 것"밖에 안 된다……
파트너 아이가. 뭔가 말할 거 없나……!!
카이도 씨한테 뭔가… 뭔가…
"카."
/
"카이도 씨, 파슬리 있잖아요?"
"…… 파슬리?"
/
"……네, 그거요. 접시 옆에 슬쩍 놓는 거. …… 저…… 계속 저 자신을 「파슬리 같은 놈이제~」라고 생각했거든요. 눈에도 안 띄고… 필요하지도 않을 거고."
"…그런데 알게 된 거예요. 「잘 생각해보니까 파슬리는 꽤 눈에 띄네」…라고. 「오히려 없으면 허전할지도」라고요. 게다가,"
"그거 먹으면 꽤 맛있거든요."
"의외로 맛이 들린달까…… 입맛을 돋워주기도 하고…… 그렇달까."
"뭔가 점점 「할 수 있겠나…」하는 영문 모를 열등감까지 생겨서… 저…… 저 자신은 물론이고 파슬리한테까지 져버려서──"
/
"그러니까, 오늘이야말로 무대에 최선을 다해서, 파슬리한테만큼은 이겨볼게요!"
"풉,"
/
"하하하하하하!!!"
"너…… 파슬리한테 이기려고… 그렇게 매일 열심히 했던 건가…… 하하… 본 무대 직전에 말하기나 하고……"
"하지만 확실히 파슬리는 맛있지!!"
이상한 부분에서 공감해주셨다.
"하하."
"시작 10초 전!"
"좋아. 일단 파슬리는 내버려 둬."
"…스가치!"
/
"…너라서 다행이다."
…제가 할 말이에요.
「이곳에 새겨지는 건 귀족과 해적」
「명예와 자유의 이야기」
「거친 파도에 몸을 맡긴 자들의 운명의 윤무곡…」
「창관의 윤무곡」
/
확실히 나한텐 타카시나 선배 같은 화려함은 없다.
"♬ 칙칙한 하늘의 캔버스를"
"♬동트는 아침의 빛으로 물들이자"
하지만, 괜찮아.
"♬큰 파도가 덮쳐올 때마다 자유의 비트가 가슴을 두드리네"
내 혼자 빛나지 않아도 되니께.
"♬렌즈 너머로 보이는 우리들의 지도"
나의 「화려함-꽃-」은 카이도 씨다.
"♬보아라 저 별이 웃어주고 있어!"
/
"♬수평선 너머의 저 빛을 손에 넣는 거야"
그러니까 「그릇」인 것이다.
"♬ 하늘에 뛰어들어 별을 훔쳐라 폭풍에 휩싸인 채 높이높이 춤추자"
"♬이 드넓은 바다가 우리들의 무대"
"♬ 하늘에 뛰어들어 별을 훔쳐라 폭풍에 휩싸인 채 어디까지고"
"♬이 드넓은 바다를 직선으로 나아가자"
카이도 씨라는 「꽃」을 지탱해주는… 고아한 「그릇」
/
내가 카이도 씨를…오닉스를 돋보이게 해주겠어.
최고의 "곁들이는 것"이 되어주겠어.
"──여름 공연, 우승은…"
/
"앰버!"
앰버가 1등……
이번엔 그럴만한 굉장한 무대였지.
"준 우승은… 오닉스!"
/
"……"
쿼츠를 이겼다…!
타카시나 선배의 쿼츠를…
"준우승! 은상이다!!"
"스가치!!"
"해냈다!"
"쿼츠를 이겼어!"
…하지만
/
안 되겄다.
"아직… 카이도 씨의 「꿈」이 남았어요!"
/
당신을 이기게 해주고 싶어.
모두를 이기게 해주고 싶어.
…나를 이기게 해주고 싶어.
내는 알 잔느다.
반드시 이 꿈을 이뤄내겠어──
"아, 봐봐! 엘레나!"
/
"봐, 저번 여름 공연 포스터, 예쁘지 스가치 군."
"오닉스의 알 잔느니까! 나도 팬이야!"
"어때. 내도 제법이제."
/
제77기, 여름 공연.결과는 앰버 우승, 오닉스 준우승.
쿼츠를 이긴 것은 오닉스에게 있어서 비원을 달성한 것이었다.하지만 정점엔 도달하지 못했다.카이도가 목표로 삼았던 「반 우승」의 꿈은, 아직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다.
이후에도 오닉스는 온 힘을 다해 도전했다.가을, 겨울, 최종 공연.
그리고 카이도가 졸업하는 이듬해, 제78기──
일년간 갖가지 노력을 거듭해 서로 더욱 발전해가며 겨뤄왔다.
하지만 결국 오닉스가 반 우승을 차지하진 못한 채 카이도가 졸업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이도도, 오닉스의 모두도, 스스로가 걸어온 길을 부정하지 않았다.무대 위에서 나누었던 시선, 관객들이 보내는 박수, 그리고 「승리의 오닉스」라는 자부심.그것들은 확실히 가슴에 남아, 다음 세대에 전해졌다.제79기.
반장이 된 스가치가 오닉스를 이끈다.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 여름, 알 잔느로 선택되었던 그 순간부터 이미 스가치는 각오를 다졌다.
카이도의 뒤를 쫓으며 그 역시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