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PT ART & SHORT STORY :: 01. 타카시나 사라후미(高科更文) 번역

, 2022 ·JACKJEANNE_잭잔느 번역/SS_쇼트 스토리

원문 :: https://jackjeanne.com/special/cass/

 

CONCEPT ART & SHORT STORY|ジャックジャンヌ 《 JACKJEANNE 》

『ジャックジャンヌ 《 JACKJEANNE 》』CONCEPT ART & SHORT STORY

jackjeanne.com

 

「잭잔느(JACKJEANNE)」 메인 캐릭터 일동의 오리지널 쇼트 스토리(short story) & 컨셉 아트(concept art)

 


타카시나 사라후미(高科更文)

 

Sui Ishida/BROCCOLI




◇



아무도 없는 댄스 룸. 천천히 들이켜본 공기에서는 서늘한 고독의 맛이 났다.


유니베일(ユニヴェール) 가극 학교.
가극 무대를 꾸려나가기 위해 학생들이 매일같이 연습에 매진하는 이 학교는 남성 역과 여성 역을 모두 남자가 연기하는, 전원 기숙사제 남학교다. 매해마다 다섯 번씩 치러지는 학생 공연에서는 어떤 반이 가장 우수했는지를 겨루게 된다. 그런 환경이기에 학생들은 보다 좋은 무대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수 있었다. 지금, 댄스 룸에서 홀로 조용하게 호흡을 정돈하고 있는 후미──타카시나 사라후미(高科更文)도 그중 한 명이다.

「투명」을 테마로 내건 반인 「쿼츠」 소속이고, 올해부터는 가장 상급생인 3학년. 이 학교에서는 남성을 연기하는 학생을 잭, 여성을 연기하는 학생을 잔느라고 부르는데 서있는 것만으로도 이목을 끄는, 공격적이면서도 색스러운 분위기의 후미는 개중에서 여성 역할인 잔느였다. 그것도 평범한 잔느가 아니다. 주인공을 맡게 되는 특별한 존재, 잔느의 최고봉인 알 잔느.
책임은 무겁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는 늘 태연했다.

「……그럼 읏, 차」

후미가 가지고 있던 음악 플레이어를 꺼내 들었다. 재생 버튼을 누르면 정적을 깨부수는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다. 눈을 감고 흔들흔들 몸을 흔드는 것도 아주 잠시. 짙은 주홍빛 눈동자가 드러남과 동시에 탕, 마루를 박차고 뛰어오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드높게 도약한 후미의 모습이 댄스 룸의 거울에 비친다. 알 잔느는 모든 분야에 능할 뿐 아니라 이거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무기 역시 갖춰야 했다.
후미의 무기는 춤.
스텝을 내디딜 때마다 남자다운 힘과 여성스러운 나긋함이 번갈아 베어난다.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열중하며 무념무상의 상태로 나아가는 후미의 마음속에 문득 누군가가 떠올랐다.

(……츠키 씨)

추억을 찾아내기 위해 후미는 눈을 감는다.

「……?」

그때, 시선이 느껴졌다.
시선의 주인은 아주 잠깐 후미를 바라봤을 뿐, 그에게 말을 걸지 않고 조용히 돌아가려는 참이었다.

(하, 다루기 어려운 녀석이구만)

후미는 음악을 끄고 「어이, 뭔가 볼일이 있는 거 아니었어?」라며 그를 불러 세웠다. 상대의 걸음이 멎는다.

「신경 쓰지 말고 부르라고, 카이」
「……방해하게 돼」

짤막하게 대답한 이는 후미의 동기이자 같은 쿼츠의 학생인 카이──무츠미 카이(睦美介)다.

「잭 에이스니까 좀 더 잘난 척해도 될 텐데 말이지」

잔느의 최고봉이 알 잔느라면 잭의 최고봉은 잭 에이스. 두 사람은 쿼츠의 주인공 콤비다. 하지만 카이는 「아니」라며 부정하듯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은 잭 에이스가 아니야. 『신입생 공연(新人公演)』 기간이니까」

계절은 봄. 얼마 전 유니베일 가극 학교의 좁은 관문을 통과한 새로운 1학년들이 입학했다. 신고식을 겸해 그들을 주연으로 내세워 행해지는 것이 신입생 공연이다. 배역은 이미 정해졌고 지금은 5월에 있을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따지면 나도 알 잔느가 아닌데」

평소엔 주인공 역할을 맡는 후미도 카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1학년들을 돕는 역할이었다. 카이는 다시 한번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너는 언제든, 어디서든 쿼츠의 얼굴이야」

──아무리 같은 날 입학한 동기라고 해도, 지금은 함께 주인공을 맡는 콤비라고 해도 너와 나는 달라. 그림자처럼 미동도 없이 멈춰 선 카이의 눈빛이 호소한다. 후미는 흐를 뻔한 한숨을 몰래 집어삼키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신입생 공연의 안무에 대해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다, 고」
「아아, 연출가 님이 늘 하시는 그거구만. 알았어, 조금만 더 하고 바로 갈게」

돌아선 카이는 「방해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댄스 룸을 떠났다. 문이 닫히고 기척이 멀어지고서야 후미는 하아, 삼켰던 한숨을 뱉어냈다.

「『잭 에이스가 아니야』라. 정말이지 저 녀석은. ……아니, 저 녀석 때문만은 아닌가」

후미가 알 잔느로 발탁된 것은 입학 직후인 1학년 시절. 파트너를 맺은 건 두 학년 위의 선배이자 유니베일의 지고(至高)라 불리던 천재 잭 에이스였다. 무아지경으로 춤추던 후미의 마음속에 문득 떠올랐던 그 사람. ──타치바나 츠키(立花継希). 그것이 천재의 이름.
유니베일 가극 학교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빛을 내뿜으며 무대에 서왔던 츠키. 그가 지금에 와서는 높다란 벽이 되어 후미들에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후미는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오르골 위에서 언제까지고 빙그르르 돌아가는 인형처럼. 머리를 텅 비워버리고 싶어서 빙그르르, 빙그르르, 하고. 댄스 룸을 가득 채운 고독이 온몸이 얽혀와 그대로 싸늘하게 얼어붙어버릴 것만 같았다.

「……!」

갑작스러운 열기가 느껴진다.

(아아, 그 녀석인가)

댄스 룸의 거울을 보자 이제 막 입학한 1학년 학생이 비친다. 잔느 상이지만 마음의 강건함이 느껴지는 용모의 그 1학년은 방해하지 않겠다고 사양하면서도 후미가 춤추는 모습을 바라보며 기술을 익히는 데에 필사적이었다. 그 시선이 뜨거워서 마음이 편해진다. 마치 전염되는 것처럼, 그저 빙글빙글 돌뿐이었던 후미의 춤에도 열기가 스며들었다.

(……이 녀석이라면)

우리를 바꿔버리는 게 아닐까. 예감인지 희망사항인지는 모를 감정이 샘솟는다. 천재라 불리던 그 사람과 똑 닮은 저 후배이기에.

「……읏, 차」

후미는 춤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어떠셨나요, 손님?」

집어삼킬 기세로 후미의 춤을 바라보던 1학년이 헉, 하고 정신을 차리더니 「멋대로 훔쳐봐서 죄송합니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괜찮아, 닳는 것도 아니고」

후미는 우스갯소리를 지껄이며 그 신입생이 있는 곳으로 느긋하게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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