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PT ART & SHORT STORY :: 04. 시로타 미츠키(白田美ツ騎) 번역

Oct, 2022 ·JACKJEANNE_잭잔느 번역/SS_쇼트 스토리

원문 :: https://jackjeanne.com/special/cass/

 

CONCEPT ART & SHORT STORY|ジャックジャンヌ 《 JACKJEANNE 》

『ジャックジャンヌ 《 JACKJEANNE 》』CONCEPT ART & SHORT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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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잔느(JACKJEANNE)」 메인 캐릭터 일동의 오리지널 쇼트 스토리(short story) & 컨셉 아트(concept art)

 


시로타 미츠키(白田美ツ騎)

Sui Ishida/BROCCOLI





◇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가는 나날을 창 너머로 내다보듯이, 언제나 거리를 두고 있다.


「우리가 신입생 공연 무대에 섰던 게 벌써 1년 전이구나」

그런 말이 들려온 것은 막 점심시간이 된 교실이었다. 웅성거리는 소리 중 하나로 끝날 터였던 별 것 아닌 그 말이 유니베일 가극 학교, 쿼츠 2학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모양이다. 하나둘씩 「그립다」며 동의하고 나섰다.

「여러모로 변했네, 우리도, 다른 반 동기들도」
「스가치(菅知)가 오닉스의 알 잔느가 될 줄은 몰랐지. 그렇게 수수한 녀석이」
「로드나이트는 드디어 미노리카와(御法川)가 잭 에이스인가. 거기서 잭 에이스면 힘들겠어」

이름이 오르내리는 2학년 대표들. 그 면면은 항상 똑같다.

「시로타는 예상대로 트레졸이 됐구나」

이름이 나오자마자 쿼츠 2학년들의 시선이 제게 쏠렸다.

(……시끄럽네)

자리에 앉아 턱을 괸 채 악보를 바라보던 시로타 미츠키(白田美ツ騎)는 그들의 시선으로부터 웅성거림 이상의 소란을 느낀다. 시로타는 그들과 같은 쿼츠 2학년. 가창력이 뛰어난 잔느만이 그 자격을 가질 수 있다는 트레졸이다. 거기에다가 딱히 더 손을 대지 않아도 잔느로 보이는 겉모습까지 합쳐져 남들의 이목이 쏠리는 존재였다. 하지만 노골적인 시선이 시로타에게 있어서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시로타는 고개를 들고 동기들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듯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서늘하게 가라앉았던 눈빛을 날카롭게 벼리고는, 아주 가만히. 그 박력에 져버린 건지 동기들이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아니, 우리 기수도 인재는 참 많다니까~」

그들은 시로타를 바라본 것을 얼버무리기라도 하려는 듯 다시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로타는 이 대화가 얼마나 발전이 없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악보를 든 채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말이지…… 『그 녀석』이 있으니까」

대화의 종착점은 언제나 똑같다.

「작년 신입생 공연의 앰버 무대에서 『그 녀석』을 본 순간, 절망했다고」

가볍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돌덩이라도 얹어둔 것처럼 교실을 짓누른다.

「그 녀석이 있는 한 우리 『77기』는……」

시로타와 같은 2학년들은 유니베일 가극 학교의 역사 속에서 77기생이라는 위치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 77기생들은 전부 단 한 명의 동기의 존재라는 저주에 걸려있었다.

(……우리 기수만 그런 것도 아닌가)

한 기수 위인 76기 선배들도, 이젠 78기 후배들도. 시로타는 교실을 나서면서 전부 차단하는 것마냥 문을 닫아버린다.

(……쓸데없어)

집단이라는 소용돌이로부터 도망치듯 벗어나 도착한 곳은 유니베일 가극 학교 교사 바로 옆에 있는 테라스였다. 신록의 푸르름으로 뒤덮인 이곳은 온갖 꽃향기가 뒤섞인 잔잔한 공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 나무 그늘에 들어서면 등을 살며시 쓰다듬어주는 듯한 상냥함이 느껴졌다.

「후─……」

시로타는 폐 속 깊숙이 쌓인 것들을 내뱉는 것처럼 심호흡을 한 뒤 벤치에 앉아 악보를 펼친다. 신입생 공연의 가창곡이었다. 이제 막 입학한 1학년을 주연으로 하는 공연이지만 시로타와 같은 상급생들도 무대에 선다. 1학년을 도와줘야 하는 만큼 시로타에게는 성가신 일이었다. 시로타는 악보를 빤히 바라보면서 곡의 형태를 찾아내려는 듯 머릿속으로 연주해보기 시작했다.

「……응?」

하지만 거기에 시끄러운 발소리가 섞여 든다. 그것은 우왕좌왕하면서 시로타가 있는 쪽으로 점점 다가왔다.

「어라, 시로타 선배! 수고하셨습니다!」

발소리 이상으로 울려 퍼져 귀를 막고 있어도 뚫고 들어올 법한 강직한 목소리.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쾌활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넨 이는 시로타와 같은 쿼츠 소속이자 얼마 전 입학한 초보 잭, 오리마키 스즈(織巻寿々)였다.

「시끄러워」
「앗, 죄송합니다!」

불합리한 짜증을 부려도 스즈는 성실하게 사과해온다. 시로타의 동기들처럼 시선을 피하지도 않았다. 시로타는 눈꼬리의 힘을 풀었다.

「뭘 찾고 있는 거야? 동기들?」
「엑, 어떻게 아셨슴까!?」
「시끄러워」
「우왁, 죄송합니다!」

놀라 입을 틀어막는 스즈를 보며 시로타는 한숨을 내쉰다.

「두리번거리면서 걸어 다니니까 안 거야. 찾는 건 요나가랑 그 녀석이잖아」

스즈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하면서 말했다.

「그 녀석들이랑 테라스에서 대사를 맞춰보기로 약속했거든요」

스즈는 신경 써서 목소리의 톤을 어느 정도 낮추고 있었다. 그런데도 묘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였지만.

「……동기들이랑 용케 그렇게 같이 다니네」

입학 직후에는 좋은 역할을 따내기 위해 동기들과 다투면서 마찰이 생기기 쉽다. 그 마찰이 졸업할 때까지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시로타의 뇌리에 동기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좋은 녀석들이니까요, 그 녀석들!」

스즈가 그런 마찰과는 무관하다는 듯한 미소와 함께 답했다. 시로타는 「흐응」, 하고 애매한 답을 돌려주었다.

「그럼 이만, 방해해서 죄송했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스즈가 꾸벅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뛰어갔다. 발소리가 멀어지고 조용해진다.

「……기운이 넘치는구만」

때를 기다린 것처럼 다른 기척이 나타났다.

「후미 씨」
「여어」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걸까. 정적을 흩트리지 않은 채 쿼츠의 알 잔느, 타카시나 사라후미(高科更文)가 모습을 드러냈다. 잔느인 시로타에게 있어서는 직속 선배다.

「미츠가 후배랑 이야기하는 걸 보면 쿠로 녀석, 신나게 까불거릴 것 같네」
「봐주세요……」

후미가 『쿠로』라고 칭한 이는 쿼츠의 반장인 네지 코쿠토(
根地黒門). 천재파인 둘은 서로 죽이 잘 맞는 것 같지만, 시로타에게 있어서 네지는 어쩐지 귀찮은 선배였다. 진심으로 싫다는 표정을 짓는 시로타를 보고 후미가 큭큭 웃었다. 후미는 시로타의 곁에 서서 스즈가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오리마키는 누구하고든 싹싹하게 잘 떠드나 봐」
「무슨 말을 듣든 기죽지도 않고요」
「저 녀석이 있으면 떠들썩해지더라고」
「있는 것만으로도 시끄러우니까요」

시로타가 그렇게 말할 즈음 저 멀리서 「여기 있었구나!」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즈가 동기들과 만난 모양이었다. 자리에 없어도 시끄러운 사내였다. 이제 동기들과 대사를 맞춰보면서 점점 더 시끄러워지겠지.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스즈의 목소리가 흐릿해지더니 곧 들리지 않게 됐다. 자리를 옮긴 걸까.

「너한테 말 붙이는 거, 오리마키만 그런 게 아니지?」
「음, 아아……」

좀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기는 시로타. 비위를 건드리지 않도록 거리를 두는 후배가 많지만 스즈처럼 말을 걸어오는 1학년이 한 명 더 있다. 입학했을 때부터 잔느 후보로 거론되었던 부드러운 인상의 1학년. 스즈가 요나가와 더불어 늘상 함께 다니는 동기이기도 하다.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오리마키한테 듣고 그 녀석이 자리를 옮기자고 했을지도)

타인이 불쾌하게 느껴질 땐 거절하면 그만.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 그걸 생각하다 보면 조금 피곤해진다.

「……뭐, 미츠는 이제부터 조금씩 하면 돼」

후미가 여유롭고 느긋한 투로 말했다. 시로타에게는 보이지 않는 미래가 그에겐 보이는 듯했다. 그 생각에 몸을 맡기는 것처럼 시로타는 「그렇네요」라고 작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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