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EPT ART & SHORT STORY :: 05. 오리마키 스즈(織巻寿々) 번역

, 2022 ·JACKJEANNE_잭잔느 번역/SS_쇼트 스토리

원문 :: https://jackjeanne.com/special/cass/

 

CONCEPT ART & SHORT STORY|ジャックジャンヌ 《 JACKJEANNE 》

『ジャックジャンヌ 《 JACKJEANNE 》』CONCEPT ART & SHORT STORY

jackjeanne.com

 

「잭잔느(JACKJEANNE)」 메인 캐릭터 일동의 오리지널 쇼트 스토리(short story) & 컨셉 아트(concept art)

 

오리마키 스즈(織巻寿々)

Sui Ishida/BROCCOLI

 





◇


무대 위에서 빛나던 이를 보았다. 그 아우라(オーラ)에 이끌리듯 꿈꾸어 온 끝에 마침내 도달한 유니베일. 동경하던 무대는 지금 그곳에 있다.


탁 트인 맑은 하늘과 쏟아져내리는 햇빛.
그것들을 온몸에 내리쬐기라도 하려는 듯 크게 기지개를 켜며 난간에 기대선 이는 얼마 전 유니베일 가극 학교에 입학한 1학년, 오리마키 스즈(織巻寿々)다. 오늘의 날씨처럼 쾌청한 게 잘 어울리는 건강한 외양과 서있는 것만으로도 확 시선을 끄는 활기참은 그가 속한 반인 쿼츠에서도 유난히 눈에 띈다. 잭으로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인재였다. 오늘도 어렵던 반 합동 연습이 끝나고 여가시간이 된 참.

「……그나저나 쩌네, 이거」

스즈는 들을 이 없는 혼잣말을 내뱉으며 돌아보았다. 시선이 닿은 것은 보면 볼수록 거대한 오브제. 유니베일은 전원 기숙사제인 남학교라 반 별로 사용하는 기숙사가 있다. 건물은 독자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는 저명한 예술가가 각 반의 특색을 아주 도전적으로 표현해 디자인했다.
이곳, 쿼츠 기숙사도 마찬가지였다.
외벽은 햇빛을 듬뿍 받을 수 있는 투명한 유리고 건물의 상단부는 쿼츠라는 이름 그대로 거대한 수정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듯한 모양이다. 그 모습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숙사 옥상이 스즈는 마음에 들었다. 이곳이 좋은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유니베일 가극 학교가 오오다테 산의 중턱에 자리한 덕도 보아서, 여기에서라면 학교가 있는 타마사카(玉坂)시의 경광이 아주 잘 보였다.

「오늘도 붐비는구나─」

유니베일 가극 학교에서 역까지 이어지는 내리막길에는 가게나 음식점 뿐 아니라 과거 역참(宿場町)이었던 자취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낡은 건물들이 아직 남아있다. 그것들이 시민들 뿐 아니라 관광객들까지 불러 모은다. 그들의 관광 대상에는 타마사카 시의 상징인 타마사카 극단(玉坂座)은 물론 유니베일 가극 학교도 포함됐다. 스즈도 예전에는 역에서부터 저 언덕길을 따라 올라와 유니베일의 가극을 보러 왔었다. 스즈의 시선이 길거리에서 학교 부지 내에 있는 유니베일 극장으로 향했다.

「…………」

스즈는 난간에서 떨어져 바로 선 뒤 스트레칭 삼아 왼발 끝을 바닥에 대고 빙글빙글 돌린다. 즐겁게 경치를 구경하던 표정이 진지해지고 굳게 다문 입가에는 힘이 들어갔다.

「읏차!」

바닥에 짓누르고 있던 발끝이 그의 머리 위까지 높게 솟아오른다. 발이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세를 타고 스즈가 강한 스텝을 내디뎠다. 바닥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소리가 리듬을 새겨간다. 스즈가 떠올리는 것은 댄스 시범을 보여주었던 선배의 모습. 모방하듯, 따라가듯 스즈는 춤춘다. 그러나,였다.

「아─, 안 되네!」

스즈가 머리를 감싸 쥔 채 몸을 뒤로 젖혔다. 선배와 자신의 움직임이 좀처럼 비슷해지질 않는다.

「하─, 역시 『그 녀석』이 없으면 잘 안 된단 말이지……, 신입생 공연까지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스즈가 다시 난간에 기대선다. 이번엔 고개를 푹 숙이고서.
매해 다섯 번 있는 학생 공연.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새로 입학한 1학년을 주연으로 하는 신입생 공연이다. 입학하자마자 채 두 달도 안 되는 준비 기간만을 거친 뒤 곧장 유니베일 극장에 서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의 스즈가 앉아있던 객석에서 동경하던 그 무대 위로.

「……이런 걸로 질까 보냐─!」

스즈가 웅크렸던 몸을 쭉 뻗으며 기운차게 외쳤다.

「으앗!?」

누군가 그 외침에 놀라는 소리가 들린다.

「응? 이 목소리……」

난간에 기대 몸을 내밀어 아래를 바라보자 마찬가지로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올려다보던 시선과 딱 마주쳤다.

「역시 요나가구나! 수고!」
「스즈 군. 수고했어」

스즈와 같은 쿼츠의 1학년. 요나가 소우시로(世長創司郎)는 스즈에게 부드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요나가는 어떤 일이든 진지하게 마주하는 성실함과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작품에 깊이 파고들 수 있는 학생이었지만, 생각이 과하게 깊어져 아무것도 못 하고 그저 괴로워만 할 때도 있다. 스즈와는 친한 동기 중 한 명이었다.

「어라, 스즈 군 혼자야?」

요나가가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물어온다.

「그 녀석이라면 여긴 없어」
「그렇구나. 연습장에는 없었으니까 스즈 군이랑 있으려나 했거든」

누군지 말하지 않아도 이어지는 대화. 두 사람이 떠올리는 이는 단 한 명. 스즈, 요나가와 같은 쿼츠의 1학년. 스즈와는 정반대인 섬세한 행동거지 덕에 잔느 유망주로 꼽히는 동기였다. 그 동기와 요나가, 스즈는 셋이 함께 할 때가 많다. 요나가는 그 동기와 소꿉친구. 자기 일이 벅찰 때에도 항상 소꿉친구를 배려하곤 한다. 뭐, 도와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도움을 받았다며 풀이 죽을 때도 많지만. 반면 스즈에게 있어서 그 동기는 파트너(相棒) 같은 존재였다. 잭과 잔느다보니 콤비로 연습할 때가 많았던 탓이다. 방금 추었던 춤도, 원래는 옆에 그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일단 함께 절차탁마할 수 있는 친구이기도 했다. 요나가가 스즈에게 같이 있는 게 아니었냐고 물은 이유도 그래서였다.

「그 녀석이라면 음악실로 갔어」

친구를 떠올리며 전하자 요나가가 「그래?」라며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듯 되물었다.

「응. 노래 연습한대. 그 녀석, 대박이지. 난 그런 고음 못 내. 역시 잔느 할 수 있는 녀석은 다르구나」
「아, 응, 그, 그렇네……」

소꿉친구의 칭찬을 듣는 게 요나가는 어쩐지 어색한 모양이었다.

「넌 어때, 연습」

요나가로 대화 주제를 돌리자 그가 시든 꽃처럼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

「오늘도 오오토리(鳳) 군한테 한 소리 들었어……」
「하─!? 너도냐!」
「앗, 스즈 군도?」

오오토리는 스즈와 요나가의 동기. 쿼츠 1학년들의 미목수려(眉目秀麗)한 우두머리(主席)다. 그는 서로 도와가며 연습하고 있는 스즈 무리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라 걸핏하면 말꼬리를 잡곤 했다.

「오오토리 녀석, 눈썰미가 진짜 좋단 말이지─!」
「틀린 말이 없어서 더 아프더라……」

요나가는 오오토리의 말을 너무 과하게 순순히 받아들인 듯했다.

「신경 쓰지 마, 신경 쓰지 마! 그딴 거 다시 보게 만들어주면 그만이지! 힘내자고!」

스즈가 격려하면 요나가가 「맞아」라며 고개를 들었다.

「나도 연습하고 올게」
「그래!」

결의라도 하듯 떠나는 요나가를 배웅한 뒤, 스즈도 「좋아!」 하고 다시 기합을 넣었다. 옥상에 온 것은 개인 연습 중의 기분 전환. 충전도 완료했으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경치를 구경한 뒤 댄스 룸에 돌아가기로 한다.

「응? 어라……」

그러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기숙사를 향해 걸어오는 학생의 모습.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바라보니 방금 전까지 요나가와 나눈 대화에 오르내리던 그 친구였다. 게다가 그 친구만 있는 것도 아니다. 조금 떨어진 곳엔 같은 교복을 입은 장신의 남자. 스즈 무리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오오토리도 있었다. 오오토리의 시선이 스즈와 같은 곳에 닿은 순간, 그가 뭔가를 하려는 듯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나쁜 예감이 들었다.

「저 자식……」

스즈는 움켜쥐었던 난간 손잡이를 밀어내듯 놓고 옥상을 나서서는 계단을 쏜살같이 타고 내려와 기숙사 밖으로 뛰쳐나갔다. 친구는 오오토리가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무언가 고민이라도 하는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걸어온다. 오오토리는 바로 몇 걸음 뒤에서 그를 쫓고 있었다.

「어─이!!」

스즈는 큰 목소리로 친구를 불렀다. 올곧은 목소리가 친구의 고막을 두드려 어쩔 도리 없이 그를 바라보게끔 한다.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연습 같이 해줬음 하는데!」

갑작스러운 제안에 친구가 큼직한 두 눈을 동그랗게 뜬다. 하지만 곧 이변을 감지한 모양이었다.

「응, 알았어」

친구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이쪽으로 달려왔다. 오오토리가 「아차」하는 표정을 짓는다. 분명 스즈나 요나가에게 그랬듯이 이 친구에게도 매정한 말을 쏟아부을 참이었으리라. 오오토리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짜증을 담아 스즈를 노려보았다. 스즈는 헷 웃어 보이고는 옆에 선 친구와 함께 다시 기숙사 옥상으로 돌아간다.

「아하, 그래서 그렇게 당황한 표정이었던 거구나」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나서 경위를 설명하자 곧바로 상황을 이해한 친구가 「고마워」라며 인사했다.

「동기끼리 경쟁하는 사이라는 건 알지만 말이지─……. 오오토리의 저건 이미 심술이잖아. 같은 무대에 서는 건데 발목을 잡아서 어쩌자는 거야. 각자 열심히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스즈가 하아, 한숨을 내쉬자 친구가 그에게 공감하듯 「그러게」 하고 수긍했다. 상냥한 목소리 덕에 울렁이던 마음이 차분해진다. 화를 내는 것도 바보처럼 느껴졌다.

「있잖아, 연습하자는 건 진짜였거든. 안무를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감이 잘 안 와서. 같이 해주지 않을래?」
「응, 좋아」

쿼츠의 옥상, 두 명의 실루엣이 나란히 춤춘다.
스즈 혼자 출 때는 영 마음에 차지 않던 댄스가 두 사람이 되니 생생하게 흘러간다. 스즈의 뇌리에 무대 위에서 알 잔느와 함께 화려하게 춤을 추던 잭 에이스의 모습이 되살아났다.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졌어!」

입질이 오는 감각에 기쁨을 터트리는 스즈의 곁에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친구가 웃는다. 그 모습을 따라 울려 퍼지는 정체 모를 풋풋한 고동을 느끼며 스즈도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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