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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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石田お寿司님(@sotona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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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네시로미(ネシロミ) 농가의 아이였던 미겔은 하벤나 밖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에 씨앗을 뿌리고 추운 겨울을 넘고 나면 그 과실이 주렁주렁 열리곤 했다.
오랜 전통을 이어온 재배 법을 고수한 네시로미의 과일은 풍부한 향과 상쾌한 단맛이 자랑으로,
북쪽 마을의 상인에게 팔면 며칠 지나지 않아 전부 팔렸다.
미겔은 일을 좋아했고 마을에서의 생활은 지루할 틈도 없이 바빴으며 또한 평온해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
언젠가는 가업을 이어받아 유망한 가문 출신의 소꿉친구와 결혼하고 선조로부터 이어져 온 전통을 자신의 자손에게도 전해줄 차례였다.
그 외의 길은 생각도 해본 적 없었다.
북쪽에서의 전투가 이어진 뒤로 47번째의 겨울, 전쟁의 불길(戦火)이 드리운 그림자는 미겔의 마을에까지 번졌다.
병사들이 총검을 들고 처들어와 논밭을 엉망진창으로 짓밟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오랜 기간 다리가 아프셨던 할머니마저도 죽인 뒤 집을 불태웠다.
화염과 비명으로 유린당하는 마을을 뒤로 한 채 미겔은 홀로 도망쳤다.
하벤나로 향했다.
언젠가 이름을 들어봤던 그 도시에는 쾌락과 마비, 그리고 망각이 있다고 했다.
미겔에게는 그것들이 필요했다.
그저 걷고 또 걸었다.
한없이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하벤나에 도착한 뒤 미겔은 밤의 작은 골방에서 일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자신을 팔 수 밖에 없었다.
밤마다 아무래도 좋은 타인의 외로움을 채워주었다.
날이 거듭될 때마다 어쩐지 더욱 갈증이 나는 기분이었다.
까닭 없이 비참했고, 혼자가 되면 고향에서의 삶을 떠올리며 울기 일쑤였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지만, 혼자 마을에서 도망쳐 나온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에 동료에게조차 마음을 열 수 없었다.
돈은 많이 모였지만, 그만큼 더럽혀지는 기분이었다.
점점 그것이 죄의 대가처럼 느껴지면서 오히려 더럽혀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 비슷한 일을 하는 여자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녀는 거짓말쟁이였다.
마음이 편했다.
여유가 될 때면 서로의 시간을 샀다.
하벤나에서의 생활의 버팀목이었지만 깊이 빠져선 안 된다고 여겼다.
그녀를 좋아하지만 한없이 타락할 것만 같아 두려웠다.
어느 날, 친구의 친구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벤나에 있으면서도 푸르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루키올라.
「밤에게 안녕을 고한다」라니, 이상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지만 본명이라는 듯 했다.
투명한 목소리에 마음을 빼앗겼다.
결코 입에 담을 수는 없지만, 그녀를 독점하고 싶었다…….
루키올라는 언제나 하벤나의 바깥을 꿈꾼다.
하벤나의 밖은 아름답고 즐겁고 분명 뭐든지 있을 거라고, 기쁜 듯 말했다.
말해주고 싶었다.
언젠가 진실을 알게 되어 상처입지 않도록.
"아니야, 루키올라. 바깥엔 아주 먼 곳까지 황무지만이 펼쳐져 있어. 논도 밭도 없지. 나는 그곳에서 왔어."
(네지의 메모 / 미겔은 하벤나를 떠난다. 이별할 때 루키올라에게 마지막 거짓말을 남긴다. 고향의 땅으로 돌아가면 그곳에서 씨를 뿌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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